햇살은

1. 한두번 겪은 일도 아닌데 겪을때마다 낯설고 예전엔 어땠더라...라는 생각이 드는 일들이 있다. 이를테면 계절의 변화 따위들.. 수십번의 환절기를 경험했음에도 작년 이맘때가 어떠했는지, 재작년엔 또 어땠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혹시 나만 그런가?

2. 한동안은 글을 몇일 못쓰거나 악기 연습을 2~3일 거르게 되면 생활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이라도 생긴 양 마음이 다급하던 때가 있었다. 불과 3~4년전 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그 생활도 반복되다보니 글을 쓰지 않고 있거나 악기연습을 하지 않고있는 상태를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고 느끼기도 한다. 연습 안한다고 뭐 죽는 것도 아니고...뭐 이런식의 생각 말이다.

3. 가급적 매주 금요일 늦은 밤이면, 몇 달전에 우연히 결성하게 된 팀의 일원으로 연습도 하고 연주도 하고, 또 연주가 있는 날엔 비록 몇 분 안되는 관객들이긴 하지만, 그분들과 연주 끝나고 밤늦게까지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이러면서 지내고 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쉽질 않다. 그저께 만해도 매주 모여서 연습, 또는 연주하자고 약속해놓고는 나의 사정으로 인해 거의 한달만에야 만나서 연주를 했다. 관객들 앞에 놓고 연주하는 와중에 깨달았다. 머릿속에 멜로디는 생각이 나는데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생활인의 비애다.







4. 위 영상은 두달쯤 전의 어느 연습하던 날을 기록한 것이다. 멤버 누군가가 아마 진원군이 노래를 흥얼거리던 것을 들었던가보다. 어...진원이 노래 잘하는데??(보다 정확히는 노래를 잘한다기보다 뭔가 색깔이 있다는 뜻이었을게다)그러다가 그 친구의 제안으로 이 노래를 연습해보게 되었고 또 해보니 나름 재미도 있었던 것 같다. 2층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것이라 상태가 좋지는 않다. 드러머는 뒤통수만, 그나마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진원군은 가사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였고 난 코드만 급하게 대충 만들어 휴대폰에 메모하고 그거 들여다보면서 꾸역꾸역 맞춰가는 중이다. 말하자면 우리 팀이 이 노래를 처음으로 맞춰보는 현장이란 뜻이다. 재미삼아 보시면 좋을 듯.

햇살은 따뜻해 Remake